Work Notes

일상의 허기가 들면 찾아 나서는 버릇 같은 것.
내 몸이 바다로 향하는 행위는
그에 따른 반사적 정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나 ‘힐링’ 따위의
시답잖은 당위성은 예초부터 없다.
일종의 도피가 맞는 말이다.
사진 작업 또한 그 도피에 방점이 있다.

대충의 동선을 훑어보고 필요한 것들로
가방이 채워지는 순간부터 바다였다.
필름을 카메라에 심고
레버를 엄지 무게만큼 돌려
카운트 ‘0’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사진인 것처럼.

습관이 바다로 담겼다.
소란스러운 그리움 같은 것들. 시린 애착들.
없어진 것들의 선택적인 기억을
제한적 기록으로 담았다.
바다가 있다. 기억이 바쁘다.